1·29 공급지 발표 뒤 편법거래 기승…국토부, 346건 적발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7월 30일, 오후 08:01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정부가 올해 초 신규 주택 공급을 발표한 지역에서 거래가격을 낮춰 신고하거나 법인 자금을 편법 조달하는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한 부동산 거래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정부는 공급 예정지뿐 아니라 최근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구리·용인 기흥·화성 동탄과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예정지까지 이상거래 감시를 확대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따라 신규 공급 예정지 인근 부동산 거래를 기획 조사한 결과 총 1072건 가운데 위법 의심 거래 346건(위법 의심 행위 457건)을 적발해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지방자치단체 등에 통보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지난 1월 29일 서울·경기·인천 도심 유휴 국공유지 등 46곳에 총 6만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개발 기대감이 커진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은 최근 5년간 서울 노원·용산·동대문·은평·강서·금천과 경기 과천·성남 수정구·광명·하남·남양주·고양 등 신규 공급 예정지 일대에서 이뤄진 거래다. 국토부는 법인 명의 매수, 외지인 매수, 단기간 반복 매매, 다수 필지 매수, 도로·임야 지분 거래 등을 집중 점검했다.

적발된 위법 의심 행위는 계약일이나 거래가격을 허위 신고한 사례가 24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 등 탈세 의심이 178건, 대출금 용도 외 사용이 16건, 공인중개사법 위반이 14건으로 집계됐다.

(사진=국토교통부)
(사진=국토교통부)
조사에서는 개발 호재를 노린 법인의 집중 매입과 편법 거래가 다수 확인됐다. 서울 강서구에서는 한 법인이 토지와 단독주택 19건을 약 222억 5000만원에 매입했다. 국토부 조사 결과 이 가운데 10건은 실제 계약금 지급일과 계약일을 다르게 신고한 것으로 의심됐고, 6건은 중개거래를 직거래로 신고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공인중개사가 거래를 신고하지 않았거나 법정 상한을 초과한 중개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국토부 특별사법경찰의 내사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법인은 거래대금 관련 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국세청에도 통보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에서는 한 법인이 토지 4건을 약 115억 5000만원에 매입하면서 기존 임차인 8명에게 지급한 명도비 4억원을 거래금액에서 제외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명도비 역시 실질적인 거래대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거래가격 거짓 신고 혐의로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기로 했다.

(사진=국토교통부)
(사진=국토교통부)
서울 용산에서는 한 법인이 단독주택을 27억원에 사들이면서 대표이사에게 빌린 8억원으로 잔금을 지급한 뒤 운전자금 대출을 받아 이를 상환한 사실도 적발됐다. 국토부는 기업 운영을 위한 운전자금을 사실상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통보할 예정이다.

또 경기 성남에서는 다른 법인이 토지를 32억원에 매입하면서 주주회사로부터 32억 1000만원을 차입하고도 차용증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특수관계인 차입을 통한 탈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세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앞으로 서울과 경기 기존 규제지역 12곳은 물론 최근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경기 구리·용인 기흥·화성 동탄과 풍선효과 우려 지역에 대한 거래 동향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호남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예정지와 경남·대구경북·충청권 반도체 성장거점도 이상거래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신윤근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앞으로도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기획 조사를 적극 추진하고 위법 의심거래가 확인될 경우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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