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멈추고 화물선 중단…글로벌 공급망 폭염 몸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전 04:3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을 덮치면서 산업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강 수위 하락과 냉각수 온도 상승으로 전력 공급은 줄고, 물류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폭염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공급망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6월 폭염 속에서 진행 중인 프랑스 파리의 건설 현장. (사진=AFP)
지난 6월 폭염 속에서 진행 중인 프랑스 파리의 건설 현장. (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에너지부는 29일(현지시간) 다뉴브강 수위가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체르나보다 원전의 원자로 2기를 모두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두 원자로를 동시에 정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루마니아 전력 생산의 약 20%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다뉴브강 유량은 최근 루마니아 국경 기준 초당 1650㎥로, 예년 7월 평균 4750㎥의 3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원전 발전 비중이 높은 프랑스에서도 수온 상승으로 원자로 1기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독일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라인강 수위 저하로 일부 화물선의 적재량이 정상 수준의 20% 안팎으로 떨어졌다. 독일 철강업체 티센크루프는 원료 수급 차질로 고로 생산을 줄이고 자체 바지선 운항을 중단했다. 영국에서는 극심한 더위로 주택 건설업체와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을 일시 중단하면서 건자재 판매업체가 실적 악화를 경고하기도 했다.

폭염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겹치며 전력망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사 PJM은 긴급 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올해 전력 최대 부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최근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사상 처음 270GW(기가와트)를 넘어섰다. 제조업 및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지 첸나이에서는 밤 시간대 40분~1시간가량 정전이 수차례 이어졌다.

소매업체도 타격을 입고 있다. 유니클로는 폭염으로 외출 인구가 줄어 지난달 말부터 유럽 일부 지역 매장의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일시 폐쇄했다. 영국에서는 M&S와 세인즈버리 매장의 냉장설비가 고장 나 신선식품 판매에 차질을 빚었다.

농축산업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폭염으로 가금류 수십만 마리가 폐사했고 일부 낙농가의 우유 생산량은 최대 20% 감소했다. 옥수수 생산량도 1976년 이후 처음으로 800만t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호주는 엘니뇨에 따른 고온·건조한 날씨와 비료비 상승이 겹치면서 올해 밀 생산량이 2670만t으로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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